덕업일치에 실패했다 [밥벌이 에세이]
WRITER : 파주 엄마의 오랜 말버릇 중 하나는 '너 좋은 대로만 살 수는 없다’라는 말이다. 이것저것 간만 보다가 끈기 없이 그만두는 아들내미가 아무래도 위태로웠는지, 그 배려심 깊은 이인숙 여사는 내가 무언가를 그만둔다고 말할 때마다 핀잔을 주었다. 나는 엄마가 뭘 몰라서 그런다며 항변했다. 아웅다웅하던 우리의 대화는 늘 '저 좋은 거만 하려 한다’는 이인숙 여사의 수미쌍관씩 일갈으로 마무리됐다. 나보다 곱절의 세월을 더 살아온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던 거다. 사회에 발을 들이고 나면 무엇 하나 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하기란 불가능하다는걸. 어린 시절에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되려 제대로 심통이 나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들으면 냅다 연필을 내던지듯이 청개구리 기질을 십분 발휘해 늘 좋아하는 것만 ..
밥벌이 에세이
2021. 8. 9. 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