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토크를 위한 넷플릭스
WRITER : 파주 #1 회사에서 처음 '퇴사'라는 말을 입 밖으로 냈던 날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키보드 소리만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사무실을 가로질러 부서장의 자리 앞에 멈춰 섰고, 이내 고개가 이쪽을 향했다. 아까 화장실에서 거울 보며 연습했던 여유로운 모습 그대로 ‘저 퇴사하겠습니다’를 외쳤다. 아니, 계획은 분명 그랬는데 눈이 마주치자 퇴사하겠다는 말을 렉걸린 PC 마냥 떠듬거리고 말았다. 몇 차례의 시도 끝에 간신히 의미를 전달하는 데에 가까스로 성공했고, 둘 사이로 10초 정도의 끔찍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이어진 완벽한 동상이몽. (상사 : 얘는 하라는 마감은 안 끝내고 갑자기 엉뚱한 소리를 지끼는 거야.) (나 : 아니, 몇 달을 퇴사할 거라고 잔뜩 티내며 다녔구먼. 이 양반은 왜 ..
밥벌이 에세이
2021. 8. 4. 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