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여행 진단서 [밥벌이 에세이]
WRITER : 야망백수 오랜만에 공항에 왔다. 한두 시간 뒤면 제주도에 도착해 2주간의 휴가를 보내게 될 참이었다. 평일 저녁의 청주공항은 한적했다. 국내선 탑승 게이트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모바일 체크인을 하며 생각했다. ‘나 지금 제주도 왜 가냐’ 나는 여행을 떠나기 앞서 명확한 의미를 갖춰놓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여지까지 내게 여행이란 곧 마침표였다. 수능 후, 전역 후, 이별 후, 졸업 후, 퇴사 후. 굵직한 인생의 한 시기가 끝났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여행을 갔다. 그러나 이번 휴가는 다르다. 그냥 어쩌다 보니 짬이 났고, 마침 비행기 표 값도 싸길래 떠나는 휴가였다. 그러나 이건 이유를 표면적으로 둘러대는 너스레는 될 수 있어도 진짜 동기는 아니다. 짬이 난다고 해서 있는 돈 없는 ..
밥벌이 에세이
2021. 8. 12. 17:31